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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우국원 작가 개인전 <나의 우주; My Universe> 관람 리뷰, 탕 컨템포러리 아트 서울 무료 전시

by 브리뷰 2024. 8. 1.

우국원 작가의 개인전 <나의 우주; My Universe>에 다녀왔습니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 75길 6, 지하 2층

 

 

 
 
 

전시 기간 / 운영 시간

2024. 7. 20 (토) - 2024. 8. 24 (토)

화-토요일 10:30 - 18:00
월, 일요일휴관


관람료

무료관람


리뷰

7월 27일 토요일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많진 않았어요.
게다가 운 좋게 도슨트투어 시간과 맞아서 작품 설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시 제목 <나의 우주; My Universe>의 의미

사람마다 자신의 세계관이 있고, 그것을 우주로 표현하기도 하죠. 작가는 이 제목에 자신의 세계관을 담았습니다.
또 동시에, '우주'는 작가 딸의 이름이기도 한데요, 이번 전시의 그림마다 딸을 상징하는 캐릭터를 그려 넣어 딸에 대한 사랑을 담기도 했습니다.
 
월든 시리즈, 삐삐 시리즈, 호쿠사이 시리즈 등 다채로운 신작 30여 점이 전시되었습니다.

우국원, 월든 시리즈

 

우국원, 월든 시리즈

 
월든 시리즈는 미국 사상가이자 시인이었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수필집 <월든>에서 소재를 가져왔습니다.
<월든>은 속세에서 벗어나 숲속에 들어가 통나무집을 짓고 밭을 일구면서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기록한 수필입니다.
 
그림을 실물로 보면 입체적으로 물감을 쌓아 올려 그린 나무 덕분에, 숲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그리고 숲속을 들어가면 음식을 준비하는 딸 우주와 강아지, 음식의 재료가 되는 만화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캐릭터들인 핑크퐁, 디즈니 밤비, 벅스 버니 등이 죽임을 당하고 있어요. 

 
월든의 저자가 세상의 욕심을 떠나 숲속으로 들어갔지만, 그 이야기로 엄청난 부를 얻게 된 아이러니.
세상의 욕심을 죽이자는 메시지를 담은 그림이 결국 경제적인 가치로 평가되는 아이러니.
작가는 이 시리즈를 통해 모순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월든의 구절을 금으로 새겨 넣은 것도 그런 아이러니를 더하는 요소예요. 
 

우국원 <나의 우주; My Universe>

 
기저귀를 찬 캐릭터가 딸 우주를 상징합니다.
그림 아래에 "뱀에 상처를 내지 말고 죽여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죠. 
 
이 그림에서 거대한 나무는 성경에 등장하는 선악과를, 뱀은 사람에게 선악과를 먹으라고 유혹하는 뱀을 상징합니다. 작가는 이 시리즈를 통해 딸인 우주가 유혹에 상처를 내는 정도가 아닌 죽여서, 완전히 이겨버리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이 시리즈 그림이 여러 점 있었는데, 뱀을 죽이는 방법이 다양해서 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우국원 <나의 우주; My Universe>

 
우국원 작가는 물감을 두껍게 쌓아서 입체감을 주는 마티에르 그림으로 유명한데, 특히나 이 그림은 너~무 무거워서 성인 남성 6명이서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 그림은 오스카 와일드의 책 <나이팅게일과 장미>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책엔 사랑하는 연인에게 줄 빨간 장미가 필요하지만 장미를 구하지 못하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의 눈물을 본 나이팅게일 새가 장미를 구해주기로 하죠. 그런데 장미를 피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심장을 바쳐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희생해 장미꽃 한 송이를 피우죠. 
 
이 그림에 그려진 수천 송이의 장미는 아버지로서 딸에게 주는 사랑이라고 합니다. 
 
이날 어떤 중년의 여성분이 자신은 이 그림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사진을 찍어가셨는데, 부모가 되어 이 그림을 보면 의미가 더 깊이 와닿을 것 같네요.
 
 
 

우국원 <나의 우주; My Universe>

 
입체감이 엄청나죠? 
말의 배부분이 어두운 건 색깔을 다르게 썼다기보다 물감의 입체감이 만들어낸 그림자 같아요.
 
 

우국원, 호쿠사이 시리즈


우국원 작가의 시그니처인, 성경 구절을 한국적이고 현대적으로 그려낸 작품들은 성경 구절을 찾아보면서 읽는 재미가 있어요. 

 

사실 수영장에 갔다가 함께 놀던 친구의 제안에 즉흥적으로 전시를 보러 간 거라, 등에 수영 짐이 한가득이었어요. 물에 몸을 담갔다가 물 그림을 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네요.

 

이번에 함께 관람한 친구와 2022년에도 우국원 작가의 그림을 함께 본 적이 있어요. 예술의 전당에서 했던 <미키마우스 나우 앤 퓨처> 전시였는데요, 그때 우국원 작가의 그림을 처음 보고 인상이 깊어서, 개인전을 하고 있다길래 바로 친구를 따라왔죠 :)

 

도슨트 덕분에 그림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전시가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방문할까 해요.